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엔터테인먼트 회사 아센디오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이후
최근 주가 급등락 거듭하는 현상
티엔엔터, iHQ도 테마주로 묶여
중소엔터사가 테마주 되는 이유
거래량 적지만 ‘이름값’ 높기 때문
본업과 무관한 테마주 조심해야

전세계가 한류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대중가요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엔터사들이 고군분투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하지만 증시에선 위험요인도 있다.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소 엔터주들이 본업과 무관한 테마주에 휘말리는 경우가 숱해서다.

엔터주는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사진=뉴시스]
엔터주는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사진=뉴시스]

지난 6일, 엔터주 ‘아센디오’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959원으로 장을 출발했는데, 1254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려 29.95%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센디오의 주가가 급상승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월 22일과 23일에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27일엔 하한가로 마쳤다.

아센디오는 여러 배우들이 소속된 엔터사다. 그런데 정작 주가가 춤을 춘 이유는 주력 배우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아센디오가 지난 2월 21일 “사업목적에 초전도체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게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센디오는 실제로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바꿨다.


문제는 엔터사인 아센디오가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초전도체를 어떻게 연구하고 개발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이 초전도체 사업의 밑그림을 밝힌 적도 없다.

그런데도 개인투자자는 최근 3주간(2월 21일~3월 6일) 이 회사 주식을 111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아센디오의 능력치를 감안하면 ‘덧없는’ 투자에 그칠 공산이 크다.

사실 엔터주가 본업과 무관한 테마로 묶여 주가가 급등락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수 장윤정·이찬원이 소속된 티엔엔터테인먼트(옛 초록뱀이앤엠)는 지난해 2차전지 테마주로 엮인 전력이 있다. 이 회사가 리튬이온전지·리튬이온폴리머전지 원료 개발을 부가적으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당 2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테마주로 엮인 지난해 4월 19일 장중 4255원까지 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테마주답게 ‘반짝 상승’에 그쳤고,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렸다. 현재는 1900원대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한때 ‘엔터 명가’로 꼽히던 싸이더스HQ가 모태인 iHQ는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골치를 썩였다. 사연은 이렇다. 2021년 KH그룹에 편입된 iHQ는 전환사채(CB)를 총 11차례에 걸쳐 찍어냈다. 이중엔 KH그룹의 알펜시아리조트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것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인수건이 검찰의 표적이 됐다.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당시 입찰 과정엔 2개 업체가 참여했고, 강원도는 KH그룹의 계열사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문제는 나머지 1개 업체마저 KH그룹 계열사였다는 거다.

KH그룹은 담합의 눈초리를 받는 동시에 쌍방울그룹이 알펜시아리조트 인수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iHQ는 ‘쌍방울 테마주’에 등극했다. 쌍방울 테마주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자금 횡령 및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마다 주가가 널뛰었는데, iHQ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iHQ에 베팅한 투자자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을 게 분명하다. 현 시점에선 iHQ 주식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어서다. 회계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iHQ는 지난해 4월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4월까지 감사의견 거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다.

그렇다면 ‘테마주’에 얽힌 엔터주가 유독 위험한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대형 엔터사를 제외하곤 중소 엔터 상장사
대부분은 실적이 좋지 않다. 상장은 돼 있지만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고, 시가총액도 적다. 그러면서도 소속된 몇몇 배우나 가수의 ‘이름값’ 덕에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구나 엔터주 자체의 변동성도 높다. 소속 연예인의 호재와 악재에 따라 크게 변동하며, 들리는 풍문만으로 거래가 급등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엔터주’란 탈을 쓴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를 단행해선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정우철 블랙펄자산운용 대표는 “테마주는 실적이나 재무상태가 받쳐주지 못해 언제든 급등락할 수 있다”며 “매매동향만으로 베팅한 투자자는 주가 급변동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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