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이룬 급성장
가맹본사 영업이익률 48.0%
과도한 출점은 출혈경쟁을 낳고…
‘저가브랜드의 속성’에 빠질까

# 2016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메가커피는 어느새 저가 커피 브랜드의 대명사가 됐다. 점포 수가 2000개에 육박할 정도이니, 웬만한 곳에선 ‘노란 간판’의 메가커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이런 메가커피가 최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손흥민 모델 기용설’과 ‘제품 가격 인상’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톱모델 중 한명인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할 정도라면 여윳돈이 있다는 건데, 가격은 왜 인상하는 걸까’란 의문을 던질지 모르지만, 속내는 사실 뻔하다. 손흥민이란 핫한 모델을 내세워 가맹점을 더 확대하고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거다. 

# 문제는 이런 전략이 메가커피의 가맹점에 얼마만큼의 과실을 전달할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 메가커피는 가맹점이 아닌 ‘본사’가 더 많은 수익을 챙겨왔다. 지난해 본사 영업이익률은 48.0%에 달했고, 당기순이익 337억원은 모두 주주들에게 배당됐다. 사실상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메가커피가 가맹점주 지원이나 브랜드 개발보단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손흥민과 가격 인상으로 뜨거운 이슈를 불러일으킨 메가커피는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 걸까. 그들의 성장 밑그림엔 가맹점주의 행복도 들어있을까. 더스쿠프가 메가커피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메가커피는 매장 수 1889개를 운영하며 저가 커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사진=뉴시스]
메가커피는 매장 수 1889개를 운영하며 저가 커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사진=뉴시스]

“메가커피가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했다.”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목이 ‘메가커피(앤하우스)’에 집중됐다. 글로벌 축구 스타이자 지금 가장 핫한 모델인 손흥민이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커피의 모델이 됐다는 풍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메가커피가 요즘 많이 보이더니 돈 많이 벌었나 보다” “손흥민이 메가커피 홀더에 등장하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참고: 메가커피는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는 풍문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요즘 메가커피가 사람들의 입에 오른 이유는 또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1500원에 판매하며 ‘가성비’를 앞세우던 메가커피가 음료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메가커피는 지난 6월 7일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임차료·인건비·원부재료비·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른 것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꼽았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광고료만 십수억원에 달하는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할 정도라면 여윳돈이 많을 텐데, 제품 가격을 왜 올렸을까. 메가커피의 이같은 ‘이중 전략’의 함의含意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전에 먼저 메가커피의 정체성부터 알아보자. 2015년 서울 홍대에 1호점을 개점한 메가커피는 2016년 가맹사업을 시작했는데, ‘대박’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2018년 400개 수준이던 점포 수가 올해 1889개(6월 기준)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저가커피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빽다방(2006년 론칭), 컴포즈커피(2014년 론칭) 등을 점포 수에서 앞지르면서 저가 커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를 발판으로 메가커피는 더 많은 점포를 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6월 메카커피를 인수한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는 당시 “점포 수를 2023년 3000개, 2024년 4000개로 확대하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가커피가 공격적 출점을 계속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참고: 해외 식자재 전문 유통업체 보라티알의 최대 주주(지분율 43.37%·2021년 기준)인 김대영 대표는 지난해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메가커피를 14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들은 엠지씨홀딩스를 통해 메가커피(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메가커피는 벌크업은 물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n 걸 당면 과제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점포를 더 늘리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려면 마케팅뿐만 아니라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메가커피가 ‘이중 전략’을 사용한 이유와 연결된다. 

‘메가커피의 경쟁 상대는 메가커피’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사진=뉴시스]
‘메가커피의 경쟁 상대는 메가커피’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사진=뉴시스]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해 국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밑그림이 깔려 있었을 거란 얘기다. 사실 메뉴가격을 끌어올리는 건 소비자의 저항을 부를 수 있지만, 때마침 원재료값 등이 가파르게 올라 메가커피로선 가격 인상의 명분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한다면 가맹본사로선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가맹점 지원을 많이 하는 좋은 브랜드’ ‘재정이 탄탄한 브랜드’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면서 “더구나 다른 모델도 아니고 손흥민을 쓴다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누굴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메가커피 가맹본사(이하 본사)는 지금도 더할 나위 없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메가커피 본사는 지난해 매출액 878억원, 영업이익 422억원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600억원) 대비 46.3%, 영업이익은 전년(271억원) 대비 55.7% 증가했다. 더 눈부신 건 48.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커피전문점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 10%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일례로, 할리스·이디야·스타벅스 등 주요 커피전문점(본사)의 영업이익률(2021년 기준)은 2.4%, 7.8%, 10.0%에 그쳤다. 저가 커피전문점으로 범위를 좁혀도 메가커피의 영업이익률은 독보적 수준이다.[※참고: 매머드커피의 영업이익률(이하 2020년 기준)은 2.2%, 더리터와 컴포즈커피는 각각 10.0%, 25.0%였다.] 

게다가 메가커피는 주주 배당도 많이 하고 있다. 지난해 메가커피는 3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중 100%를 주주에게 배당했다. 메가커피를 사실상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어 가맹점주 지원이나 브랜드 개발보단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메가커피 가맹점주의 사정은 어떨까. 본사만큼 높은 수익을 챙기고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2020년 기준)은 2억8602만원이다. 가맹점당 평균 영업이익은 알 수 없지만, 메가커피가 저가 브랜드란 점을 감안하면 마진은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호텔외식경영학) 교수는 “매달 2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지만 박리다매 방식을 취하는 저가 커피전문점의 특성상 영업이익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메가커피 가맹점은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 출점 전략을 이어가면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이성훈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국내 인구나 상권 구조를 고려했을 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점포 수가 1000개 이상을 넘어서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고 봐야 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저가 커피전문점은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개인 카페, 디저트 전문점, 편의점 등 20만개 점포와 경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커피가 점포 수를 더 늘리는 게 합당한 전략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메가커피 본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메가커피 본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8.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김영갑 교수는 “메가커피는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는 오피스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적합하다”면서 “이런 곳엔 이미 메가커피가 입점한 만큼 앞으로 가맹점이 들어설 지역에선 그만한 매출을 올리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메가커피의 출점 방식은 가맹점주에게 유리하지 않다. 점포 반경 250m 이내에만 출점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상권의 특성이나 수요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업계 안팎에선 ‘메가커피의 경쟁 상대는 메가커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혹자는 ‘가맹점이 출혈경쟁을 벌이면 본사도 손해 아닌가’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설사 좁은 입지에서 가맹점끼리 치고받는다고 하더라도 본사로선 나쁠 게 없다. 점포 수를 늘려 놓으면 본사가 공급하는 원두 등 물량이 함께 증가해 수익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공격적 출점의 피해는 모두 점주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이성훈 교수는 “실적주의에 기반한 무리한 출점은 가맹점주의 피해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메가커피가 이런저런 이유로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한다면 ‘저가 브랜드의 속설’에 빠져들 우려도 있다. 저가를 표방하다가 얼굴을 바꾸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의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참고: 메가커피는 상징성이 강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품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다. 일례로 2016년 2500원이던 카페라테의 가격은 현재 2900원으로 올랐다.] 

‘저가의 속설’에 빠져 실적이 흔들린 브랜드는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디야다. 2016년 점포 수 2000개를 넘어서면서 ‘고급화 전략’을 꾀한 이디야의 수익성은 되레 악화했다. 매출액은 2016년 1535억원에서 2021년 2433억원으로 58.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0%(157억원→1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메가커피는 ‘몸집’을 키우는 쪽에 전략을 맞춘 듯하다. 문제는 그로 인한 성장의 과실이 가맹점주에게 얼마만큼 전달되느냐다. 지금까지 메가커피는 가맹점보단 본사가 더 많은 이익을 챙겨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건 좋지 않은 변수다. 

김영갑 교수는 “톱스타 모델을 기용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는 것도 메가커피가 저가 커피 시장점유율을 바짝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이런 전략이 본사엔 과실을, 가맹점주에겐 출혈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메가커피는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 걸까. 그들의 성장 밑그림엔 가맹점이 들어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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